[미성년] - 너 때문에 우리 집은 지옥이다!

영화 [미성년]은 배우 김윤석이 처음으로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두 가정의 일상이, 한 사건을 계기로 균열을 일으키며 드러나는 민낯을 담아냅니다. 중심에 서 있는 인물들은 어른이 아니라 두 명의 여고생으로, 어른들이 벌인 갈등을 대신 감당해야 하는 아이들의 시선이 이야기를 이끕니다. 

그만큼 영화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날카롭게 던집니다.

무겁지만 지나치게 웅장하지는 않습니다. 

현실의 공기를 닮은 잔잔한 톤 속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도드라지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특히 염정아, 김소진 같은 중견 배우들의 묵직한 존재감과, 김혜준, 박세진 등 신예들의 풋풋하면서도 날 선 연기가 대비되며 묘한 긴장감을 만듭니다.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은 점은, 이 영화가 사건 자체의 충격보다 그 여파 속에서 드러나는 관계의 진실에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소리치기보다는 조용히, 그러나 예리하게 파고드는 작품이라 보시면 좋습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의 눈으로 본 ‘어른들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을 때 적합한 영화입니다.



1. 프롤로그

[어느 부서의 회식 자리를 훔쳐보는 주리]






[아빠의 불륜녀는 이 식당의 사장]

[음식점 딸 윤아와 마주침]




" 어머, 너 괜찮니 ? " - 미희



" 재, 왜 저래? " 

" 아는 애야? " - 미희

[후다닥, 뛰어가는 주희]


" 이거, 재 거 아냐? " - 미희



" 뭔데 그래? "

" 둘 이 싸웠어? " - 미희







2. 없던 일 


[ 다음날 학교 옥상에서 마주한 주리와 윤아 ]


" 나 부른 게 너야? " 

" 왜 불렀어? " - 주리



" 참 나, 비겁한 게 자기 아빠랑 똑 같네 " - 윤아

" 뭐? " - 주리



" 야, 너희 엄마가 우리 아빠 꼬셨어~ "

" 지금 불륜 진행 중이야 "

" 알아? " - 주리



" 어떻게 모르냐? 배가 불러 오는데 " - 윤아

" 배가 불러 온다고? "  - 주리



" 야! 임신 했어? "

"  몇 개월인데 ? " - 주리  [놀라서 커진 목소리]



" 너 몰래 우리 집 훔쳐보지 마, 변태냐? - 윤아



" 야! "

" 내가 변태면 니 네 엄마는 꽃 뱀이냐? - 주리

" 뭐? " - 윤아 [화나서 황당한 표정]



" 우리 아빠 돈 그렇게 많이 없어 "

" 너희 엄마한테 가서 말 해, 그만하시라고 " - 주리



" 내가 이렇게 까지 했는데도 계속 만나면, 나 가만히 안 있을 거야! " - 주리



[코웃음] " 뭐 어떻게 할 건데? " - 윤아

" 뭐가? " - 주리



" 둘 이 계속 만나면 네가 뭐 어떻게 할 거냐고? " - 윤아



" 붕~, 붕~" [ 이때 울리는 핸드폰 진동음 ]



" 야, 그거 내 핸드폰 아니야? " - 주리



" 아줌마 남편이 우리 엄마랑 바람 났어요 "

" 근데 우리 엄마 지금 임신 했거든요? " - 윤아



" 그거 네 거지? 가져가라- 윤아



"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 - 주리

" 불륜 관두게 하라며?- 윤아



" 너 돌대가리야? "

" 왜 일을 크게 만들어? " - 주리



" 돌 대가리?- 윤아

" 야, 너희 엄마 보고 그만 두라고 하면 되잖아 ! " - 주리



" 그럼 우리 엄마 모르게 조용히 넘어 갈 수 있잖아~ " - 주리



" 너희 엄마만 모르면 이게 없던 일이 되냐?- 윤아



" 동네방네 소문내서 좋을 게 뭔데? "

" 너희 엄마가 한 거 불륜이야. "

" 백 번 양보해서 이쪽에서 없었던 일로 해 주겠다는데 "

" 너 뭐가 불만인데? " - 주리

" 너 뭐가 그렇게 잘났어! " - 주리


[순간, 주리에게 키스하는 윤아]

[놔!]


" 이, 이 미친년이 진짜 " - 주리

[주리의 헛 웃음]

[열심히 입을 닦는 주리]


" 왜 난리야? "

" 이것도 그냥 없던 일로 하면 되잖아~- 윤아



" 뭐? " - 주리



[입을 닦고, 침을 뱉은 후]



" 미친년.." - 윤아




[엄마한테 걸려 온 전화]



3. 알고 있는 엄마, 모르고 있는 아빠



" 딸~ "

" 학원 갔다 오는 거야? " - 대원


" 권주리 밥 먹었어? " - 대원

" ................" - 주리

" 공부가 힘드나....." - 대원



[ 엄마는 이미 사실을 알고 있다 ]

" 엄마는 ? " - 주리 

" 엄마 성당 " - 대원



" 엄마 만났어? " - 주리

" 아니, 카톡 " - 대원

" 언제 온대? " - 주리

" 몰라, 전화해 봐 " - 대원



" 어떤 게 이쁘냐? 응? " - 대원   [불륜을 들킨 줄도 모르고 태평한... , 대원씨]



" 아빠 차 바꿀꺼야? " - 주리

" 아니 " - 대원



"회사로 보내 주거든 차 팔려고 " - 대원

" 왜, 아빠 돈 많은 줄 알고? " - 주리

" 아빠 인기 많아? " [띠꺼운 표정] - 주리



" 인기 많지~ 음~흐, 흐, 흐"  [흡족한 웃음] - 대원   [속 없는 대원]



[작렬하는 등짝 스메싱]

" 짝! "

" 아! " - 대원



" 어우, 왜? " - 대원

" 아파 ? " - 주리

" 아, 아프지, 그럼 " - 대원



" 진짜? "

" 누워 봐 봐 " - 주리

" 왜, 갑자기 때리고 그래? " - 대원



[딸 주리에게 안마를 받으면 수다를 떠는 중]



[문이 덜컥 열리고]

[쿵! 엄마의 등장, 차가운 바람이 몰아친다]

[ 알고 있는 엄마, 모르고 있는 아빠의 대화가 시작 된다]




" 주리 학원 갔다 왔어 ? " - 영주

" 응 " - 주리

" 밥은? " - 영주

" 먹었어 " - 주리

" 옷 갈아 입고 얼른 씼고 자, 내일 늦잠 자지 말고 " - 영주

" 어 " - 주리



" 한 잔 했어? " - 대원

" 이 동네 집값이 또 올랐네 " - 영주



" 아이고, 잘 샀지 "

" 하여튼 당신은 촉이 좋아 " - 대원


" 그거 마시게 ? " - 대원

" " - 영주



" 주리 많이 컸지? " - 영주

" 다 컸지 이제 숙녀인데 " - 대원

" 그래도 속은 아직 애기야 " - 영주

" 그렇지 " - 대원



" 저 방에서 잘 거야?- 영주



" 어, 왜? " - 대원



" 아니, 당신 저 방에서  잔 지 2년 됐어 " - 영주



" 혼자 자는 게 버릇 되면 그게 편 해 " - 대원



" 당신도 편하잖아 " - 대원



" 잘게, 마시고 자 "  - 대원






4. 마지막 사랑



[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 너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와 ? " - 미희



" 너 아직도 알바하고 있는 거 아니지?- 미희

" 응? " - 윤아



" 아주 말 더럽게 안들어~ "

" 엄마가 밤늦게 위험하다고 그거 하지 말라 그랬잖아 " - 미희



" 알았어, 그럼 엄마도 걔 지워 " - 윤아

" 뭐? " - 미희



" 나도 엄마 말 들을 테니까 엄마도 내 말 들어 "

" 걔 지워 " - 윤아



" 너는 저렇게 크면 안돼~ " - 미희    [배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 밥 없어? " - 윤아

" 샌드위치 사놨어 " - 미희



" 엄마는 왜 밥을 안 해? " - 윤아

" 아휴, 참 "

" 하루 종일 음식 냄새 때문에 헛구역질 하느라 아주 미치겠어 " - 미희



" 안 쪽팔려? "

" 동네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 " - 윤아



" 야, 다른 사람들이 뭔 상관이냐? 내 인생인데 " - 미희



" 그 아저씨가 이혼이라도 한대? "

" 안 한 다지? " - 윤아



" 윤아야 "

" 아들이래, 엄마 진짜 너무 든든해 " - 미희



" 전화 해 " - 윤아

" 뭘? " - 미희

" 전화해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물어 보라고 " - 윤아



" 왜? 이 시간엔 가족들이랑 있어야 된다고 전화 하면 안 된대? " - 윤아



" 아니야, 그런거~

" 이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미안하지만 " - 미희



" 아빠가 너무 바쁘신데, 엄마가 괜히 전화하고 그러면 안 돼서 그러는 거예요 " - 미희



" 알았지? " - 미희



" 아빠는 무슨 아빠야? "

" 그 아저씨 이미 다른 애 아빠거든? " - 윤아



" 야! "  [버럭하며]

" 넌 엄마가 불쌍하지도 않냐? " - 미희



" 엄마, 진짜 여자로서 불행한 사람이야 "

" 열 아홉에 너 낳고 네 아빠 그렇게 되고, 빚 갚고 지금까지 너 키우느라 내 인생이 없었어, 알아? " - 미희



" 너도 내 딸이잖아 "

" 근데 어떻게 남들 보다 나를 더 이해를 못해 줘? " - 미희   [서운함에 북받쳐서]

[............]


[크게 흐느끼는 뛰쳐 나가는 미희]



[ 엄마 폰으로 전화를 걸어보는데 ]

[마지막 사랑]



[밖에선 통곡하고 있는 미희의 울음 소리가 들리고...]

[ 안내음성] '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

[ 어이없는 윤아, 열받아 폰을 던져버린다 ]



[ 뭔가 결심한 듯 폰을 다시 집어와 문자를 남기는데...]



5. 당신이 바람피우는 거 세상이 다 알아!




[ 머릿속을 맴도는, 세상이 다 알아~, 세상이 다 알아~, 세상이~... ]



[마주친 딸]
[피하는 딸]


" 어디가? " -영주

" " - 대원  [ 모기만 한 목소리로 ]

" 밥 안 먹어? " -영주

" 일, 일이 많아서...."    [ 후다닥 나가는 대원 ]


" 뭐? " -영주



" 아빠!, 아빠! " - 주리



' 엄마가 안단 말이야 '



" 권주리 " -영주



" 엄마, 저기 그게.... " - 주리

" 가면서 먹어 " -영주



" 주리야 " -영주

" 어? "

" 그거 식기 전에 먹어 " -영주




[ 칫 ]




[대원의 깊은 한 숨]





" 혼자 오셨어요? "

" 1인분 1인분 메뉴는 여기 아래 있어요 " - 미희


" 제일 잘하는 게 뭐에요? " -영주  [냉랭한 말투]


" 네? " - 미희



" 아, 오리는 2인용이 제일 작은데, 혼자 드시기에는... " - 미희

" 주세요 " -영주



" 선불이에요, 여자가 하는 가게라 먹고 그냥 가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요 "

" 고맙습니다 " - 미희



[ 다정히 남편과 통화하는 미희를 보며, 영주는 알 수 없는 서글픔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




" 저기요~" [큰 소리로 부르며 다가오는 미희]

" 저기, 괜찮으세요? "

" 계산은 하시고 음식은 안 드시고... " - 미희

[한숨]

" 아이고, 입맛이 있겠어요? "

" 잘 생각하셨어요 "

" 어색하다 싶으면 안 하는 게 맞아요 "

" 세상에 좋은 남자 참 없어요, 그렇죠? " - 미희



" 들어가서 차 한잔 하고 가세요, 그러고 가면 위험해요 " "응? " - 미희

[ 힘껏 밀쳐버리는 영주 ]



" 아니, 왜요?-미희   [버럭 화를 내며] 

[끙, 끙~ 거리며 힘겹게 일어나는 미희]





" 너희 엄마 병원에 있데 "

" 우리 엄마랑 " - 윤아



" 아기는 지금 어디 있어요? " - 영주

" 인큐베이터에 있어요 " - 간호사



" 오늘 니가 병원에 있을 거니? " -영주

" 네 " - 윤아



" 다른 어른들은? " -영주

"............"  -윤아



" 밥 먹어 "

" 그리고 싸우지들마, 너희들이 왜 싸워 " -영주









두 집안의 비밀스러운 관계에서 태어난 아기의 존재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아이는 양쪽 가족 모두에게 책임과 선택을 요구하는 존재가 되고, 어른들의 잘못과 미숙함을 덮어주던 가림막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남은 가족들은 상처와 서운함을 안고서도 결국 현실을 마주해야 하며,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아이를 중심에 두고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사적인 비밀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모두의 숙제가 됩니다.

과연 그들은 어떤 선택과 아픔을 겪게 될지......


6. 마무리하며

영화 [미성년]은 겉으로는 평범한 가정사 같지만, 그 안에 감춰진 균열이 드러날 때의 불편함을 정직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어른들의 거짓과 무책임 속에서 아이들이 먼저 상처를 받아내는 아이러니가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큰 사건보다 미묘한 감정의 흔들림을 따라가는 연출이 인상적이었고, 두 소녀의 시선이야말로 영화의 핵심이었습니다. 

아기의 존재는 앞으로의 선택을 피할 수 없다는 상징처럼 다가왔습니다. 

격렬한 드라마를 기대했다면 담백하게 흘러가는 호흡이 의외일 수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현실에 가까운 느낌을 남깁니다. 

배우 염정아와 김소진의 대립, 그리고 아이들의 흔들리는 표정은 대사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주며, 관계의 무게를 실감나게 전합니다. 

결국 영화는 누가 옳고 그른가를 따지기보다,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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