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 모두가 싫어하는 남자와, 세상에서 버려진 여자가 사랑이란 걸 시작한다.

 영화 [오아시스](2002)는 이창동 감독의 세 번째 장편으로, 설경구와 문소리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출소한 한 남자와 중증 장애를 가진 여성이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여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사회의 시선에서 벗어난 두 인물이 중심이지만, 영화는 단순한 연민이나 동정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적인 교감과 사랑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탐색합니다. 

거칠고 날 것 같은 감정과 동시에 섬세함이 느껴지며, 기존 멜로 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울림을 전합니다. 

관객은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사회적 편견과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마주하게 되고, 사랑과 이해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게 됩니다. 

불편하면서도 따뜻한 감정이 공존하는 이 작품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질문을 남기는 영화입니다.



1. 모두가 싫어하는 남자, 종두


[ 겨울 어느 날 교도소에서  출소 후 집에 가려고 서울역에 도착 한 종두 ]



" 아저씨, 담배 하나만 빌려 주실래요? " - 종두



" 아저씨, 여기, 저기, 여기 하계동 가는 버스 여기서 타는 게 맞아요? " - 종두

" 모르겠는데요 " - 남자 [상대하기 싫은 말투]



[액자 속 그림 같은 종두]



" 싸게 드릴께요 " - 노점상

" 이거요., 이거 "

" 2만원이요 " - 노점상



[ 분홍색 잠바를 산 종두, 집으로 향한다 ]



[ 초인종을 누르고 장난을 치는데 ]



" 어머 " - 여자 



" 여기 홍종일 씨 집 아니에요?  - 종두

" 그런 사람 없어요. " - 여자

" 예 ? "  - 종두

" 그런 사람 없다구요! " - 여자

[ 종두 모르게 이사 갔다 ]




[ 콧노래 흥얼거리며 천진난만한 종두 ]


" 아줌마 두부 있어요? "  - 종두

" 두부요? 없는데요 " 



" 저... 생두부 없어요? "  - 종두

" 없어요. "

" 없어요? "  - 종두


[ 버릇처럼 반문하는 종두, 이게 사람을 은근히 짜증나게 하는 걸 종두는 모르는 듯 ]


" 얼마에요? 아줌마 "  - 종두

" 그냥 잡숴요" - 상인 남자

" 예 ? "  - 종두

" 그냥 드릴 테니까, 잡수라고요 " - 상인 남자



" 자, 이거 마셔가며 천천히 먹어요 " - 상인 남자



" 해태 우유 없어요? "  - 종두  [진지하게] 

" 아이, 우유는 다 똑같지 해태 우유라고 다르나? " - 남 사장



" 우유는 해태 우유인데~ " - 종두   [밝은 목소리로]

" 하, 참나 " - 남 사장

[호의에 반응하는 종두의 모습은 약간의 사회성이 결여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전화만 된다면 된다니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예 "

" 도망 안 가요, 정말이에요 "   - 종두   [발을 방정스럽게 떨며]



" 신발 맡길 게요, 아저씨, 신발 없이 도망가요? "  - 종두



" 내 동생이랑 전화 연락만 되면 금방 올 거 걸랑요? "  - 종두

" 아니, 언제 연락이 와~ "

" 벌써 전화 열 통도 더 썼잖아? "

" 경찰서 가서 얘기 해! " - 가게 사장



" 아저씨, 저 정말 경찰 가기 싫걸랑요~ "

" 아저씨, 제가 사정이 있어서 그래요 "

" 아저씨, 여기 신발 맡길게요 "  - 종두



" 아저씨 저, 절대 도망 안 가요~ "  - 종두



[도망가다 잡힌 종두]





" 전과가 나오는데? " - 형사1

" 음..." - 형사2

" 나온 지 얼마 안된 거 같은데? " -형사1



" 홍종두! " - 형사1

" 네? "  - 종두

" 전과가 3범이네, 맞아? " - 형사1

" 네, 맞습니다 "  - 종두

[코 훌쩍 거리며]

" 폭력 한 번 있고.. 이건 뭐야? 강간 미수? "

" 이번에 들어간 건 과실치사네?

" 사람도 죽였어? " - 형사1



"하, 그게요 새벽에 운전 하다가요 "  - 종두

"응 " -형사1

"그, 화, 환경미화원 있잖아요.. 청소부요, 어두워서 잘 안보이더라구요, 잘.. "  - 종두



" 안 보였어? "  - 형사1

" 네 "  - 종두

" 몇 년 받았어? " - 형사1

" 2년 6개월 살았걸랑요? "

" 2년 6월이면 뺑소니였구먼 " - 형사1

" 네"



" 너, 누가 면회 온 사람도 없었냐? " 

" 거, 옷이 꼴이 그게 뭐야, 그게? "- 형사2

" 교도소에서 오늘 나왔으면 바로 집에 들어가서 가족도 만나고 그래야지, 이놈아 어? "

" 돈도 없는 놈이 밖에 싸돌아 다니고, 무전취식이나 하고 그럼 되겠어?, 어? " - 형사1



" 그게요... 우리 집이 이사 갔더라구요 " - 종두

" 어 " - 형사1

" 전화번호도 다 바뀌구요 " - 종두

" 전화만 되서 사람만 만났으면 음식 값 냈죠, 당연히 "



" 야, 홍종세! "

" 이리와 "

" 이리와 빨리, 괜찮아~ " - 종두



" 제 동생이에요 " - 종두

" 수고하십니다 " - 종세



" 야, 어디 의자 갖고 와서 앉아, 어? " - 종두



" 야, 너 염색했냐? 머리? "

" 넌 염색이 안 어울려~ " - 종두

" 친구야? "- 형사1

" 동생이랍니다, 친동생 " -형사2




" 야하하, 씨발 좋다~~ " - 종두


[ 자신을 괴롭히던 모든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동생과 함께 신나게 집으로 가는 종두]


2. 종두의 가족


[머리를 탁!, 치는 종두]


" 하지마~ " - 종세

" 화났어? " -종두

" 화 안 났어.. " -종세



" 아.. 하지 말라고 " - 종세



" 화났지?, 그지 " - 종두



" 화났어, 그지? " - 종두  [머리를 탁탁 치며 ]



[또다시 탁탁 치는 종두]



"끽~~" [급정지 하는 종세]



" 형, 제발 부탁인데 내 인생 방해 좀 하지 말아주라 "

" 어?, 부탁이다 " - 종세 

[천진난만하게 웃는 종두, 어이없는 종세]


" 자기야! " - 종두

" 아이고, 아이고 " - 종두 모

" 나 왔어~ " - 종두



" 아이고, 근데, 넌 옷이 그게 뭐냐 ? "

" 한겨울에도 옷을 이렇게 입혀 내보낸다니? " - 종두 모



" 어? 여름에 들어갔으니까, 여름 옷 입고 나왔지 " - 종두

" 아이고, 세상에 " 종두 모

" 근데 엄마, 이 집 꼴이 왜 이렇게 한심해? " - 종두



" 아이고, 저... 네 형, 회사 그만두고 가게 차린다고, 아파트 팔고 고생이 많어 "

" 아무 말도 하지 말아, 응? " - 종두 모



" 형님, 형수님, 나 왔어요 " - 종두  [문을 두드리며]



" 삼촌 소식도 없이 언제 나오셨어요? " - 형수

" 왔냐? " - 종일 

" 정민이는 자요? " - 종두

" 깨우지 마라 " - 종일



" 아이, 깨워야죠 오랜만에 삼촌이 왔는데 " - 종두



" 어머, 이게 뭐야! "

" 삼촌! 아이참 ! " - 형수



" 빨리, 빨리!, 빨리!, 다씼고 와요 "

" 바닥이 이게 뭐야? 어디 논 매다 왔어요?

" 빨리 발 씼어요 "

" 저녁은요? 저녁 먹었어요? " - 형수



" 네~, 먹었어요 " - 종두



" 쪼르륵~ " [종두 소변보는 소리]

"삼촌, 소변 볼 땐 제발 변기 뚜껑 좀 올려요~ " - 형수 [화난 목소리]



" 재 어디서 재운 데니? " - 종두 모 [종일을 바라보며]



" 엄마!, 엄마! "

" 내 짐 어딨어? " - 종두



" 엄마, 자, 내가 엄마 선물 사왔다! " - 종두

" 야, 너, 무슨 외국 여행 갔다 온 줄 아냐? " - 종일



" 빨리 입어 봐, 엄마, 응? " - 종두

" 나중에 입을게 " - 종두 모




" 아, 빨리 입어 봐 "

" 안 맞으면 바꾸러 간다 그랬어 " - 종두

" 나중에 입을게 " - 종두 모  [큰아들 눈치를 보는 종두 엄마]

" 저기, 형수님은 나중에 더 좋은 거 사드릴께요 " - 종두

" 아이고, 됐네요 " -형수



" 야, 갑순씨, 예쁘네~~ " - 종두





" 야, 그러지 말고, 오늘... " - 종두   [퍽,퍽,퍽 형수의 매 찜질]



" 술 한잔... 장사 때려 치웠다매~, 알았어, 알았어, 임마, 끊어 " - 종두



" 야, 너 , 거기 좀 않아 봐 " - 종일

" 예? " - 종두

" 너도 이제 어른이 되어야지, 응? " - 종일



" 너 어른이 된다는 게 무슨 뜻인 줄 아냐 ? "

" 이제 네 마음대로 너 하고 싶은 대로 살아 선 안된다는 뜻이야 " - 종일



" 자기 행동에 책임도 지고, " - 종일

[다리를 달달달 떨고 있는 종두]


"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나, 그것도 생각 하고 " - 종일



" 한마디로 사회에 적응 해야 해 "

" 그게 어른이 되는 거야 " - 종일



" 다리 좀 떨지마! " - 종일




" 나이는 몇이야? " - 중국집 사장

" 이제 스물 여덟입니다 " - 종일

" 스물 아홉! " - 종두

" 설 쇠면 스물 아홉입니다 " - 종일

" 설 쇠면 서른 " - 종두




" 배달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지 않아? " - 중국집 사장

"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무슨 일이든 해야죠 "

" 뭐, 특별한 기술도 없는데... " - 종일



" 하긴 뭐, 경험이 중요하지 일하다 보면 별별 사람..." - 중국집 사장

" 일 하면 언제부터 해요 ? - 종두


" 아직 사장님 말씀 안 끝났어 "

" 넌 항상 그래, 상대방하고 얘기 할 때에는,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이야기를 하란 말이야 " - 종일



" 뭐가 그렇게 급해? "

" 남의 말을 끝까지 잘 듣고, 무슨 뜻인가 잘 생각하고, 그런 다음 네 말을 하란 말이야 ~ " - 종일 [나직하게 짜증 난 말투로]  



" 일 하려면 오늘부터 해야겠지? " - 중국집 사장

" 내일부터 하면 안돼요? 오늘 어디 갈 데가 있걸랑요 " - 종두

[알았어요... - 종두]


3. 세상에서 버려진 여자, 한공주


[ 어딘가를 찾아가는 종두 ]



[ 집안을 자유로이 날아 다니는 비둘기와 한공주의 흥얼 거리는 콧노래 소리 ]



" 실례 합니다~ " - 종두

[ 종두의 등장과 함께 공주의 상상은 깨지고 현실로 돌아온다 ]



" 여기, 한상수 씨 집..  맞죠 ? " - 종두



" 이 집 오늘 이사 가요 ? " - 종두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한공주, 알아 들을 수 없는 신음 소리로 답변 한다]



" 이 집 딸인가 보네 " - 종두

[알 수 없는 신음 소리]


" 저기... 말 할 줄 몰라요? " - 종두

" ....................." - 한공주



" 이름, 이름이 뭐에요? " - 종두

" .........." - 한공주

" 예? " - 종두



" 왜 그러세요? 예? " - 상식

" 예? " - 종두



" 오늘 이사하시나 봐요? " - 종두

" 무슨 일로 왔어요? " - 상식

" 아저씨 저 기억 못해요? 우리 전에 한 번 본 적 있는데.. " - 종두

" ......." - 상식



" 기억력이 별로 안 좋으시네~ "

" 전에 2년 6개월 전에 우리 도봉 경찰서에서 같이 봤었잖아요~" - 종두



" 이 집 아저씨 교통 사고로 돌아 가셨을 때... " - 종두

" 여긴 뭐 하러 왔어요? " - 상식



" 그냥, 인사하러 왔어요 어떻게 사시나 궁금하기도 하고 "

" 그저께 교도소에서 나왔거든요, 

그래서 어저께 바로 올라 그랬는데... 주소를 몰라 가지고.." - 종두



" 나오세요 " - 상식

" 예? " - 



" 당신 인사 필요 없으니까 나가시라구요 " - 상식

" 아저씨, 왜 화내고 그러세요? " [해맑게 웃으며]

" 그냥 인사하러 왔다는데..." - 종두



" 인사는 무슨 인사에요~ "

" 누가 당신 보고 싶어 한다고! " [화난목소리]

" 빨리 나가요! " - 상식



" 빨리 나가시라구요 ! " - 상식

" 알았어요, 갈께요 " - 종두



" 저 , 하여튼... " - 종두

" 이거 갖고 가요 " - 상식

" 예? " - 종두

" 과일.. " - 상식



" 이사 잘 하세요~, 집사서 좋은 데로 가시나 봐요 " - 종두





" 어!, 어? " - 상식



" 인제 출발 하시나 보죠? " - 종두

" 아니, 아직도 안 갔어요? 가라는데 안 가고 여기서 뭐 해요? " - 상식



" 인제 가야죠, 그런데요, 동생 분 있잖아요 "

" 같이 이사 안 가고 혼자 여기 그냥 있는 거에요? "

" 몸도 불편 하던데.... " - 종두



" 그래서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 이에요? " - 상식

" 그냥 한 번 물어 봤어요 "

" 걱정돼서 ... " - 종두



" 당신이나 걱정을 해~ "

" 진짜 웃긴 인간이야, 알지 도 못하면서.. "

" 가요, 빨리 가! " - 상식



" 알았어요, 갈게요 " - 종두



[집에 혼자 남겨진 공주, 거울 놀이 중 날아가 깨진 손거울 ]

[쨍그랑! 거울 깨지는 소리]

[공주에게 다가오는 나비들]
[콧 노래를 흥얼 거리는 공주]

[ 이 장면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버려졌다는 울분의 표출로 읽히기도 합니다. ] 

그녀는 홀로 남겨진 채 덩그러니 놓인 밥상을 바라보며, 마치 그 현실을 향해 거울을 던지듯 깨뜨립니다. 

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밀려나 버려진 자기 처지를 향한 감정의 폭발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후 공주는 다시 기어가 깨진 손 거울 조각을 집어 듭니다. 

이는 곧 자신이 가진 유일한 놀이로 돌아가는 모습이자, 현실적 제약을 인식하는 장면으로 읽힙니다. 

손에 쥔 반사체에서 나비가 피어오르는 환상은, 결국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그 안에서 꿈꾸고 상상하는 내면의 힘을 보여줍니다.

즉, 깨진 손 거울은 공주의 분노와 고립,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꺼지지 않는 상상력까지 동시에 담아낸 상징적 장치라 할 수 있습니다. 



" 삑~~삐삐삐~ " [ 갑작스런 초인종 소리]





[어? 너무 먼데]
[살금~살금]
[흡족한 마음으로 떠나는 종두]


4. 고백


[ 그릇 수거하러 갔다가 노름 구경에 빠져, 가게 문 닫은 후 돌아 온 종두 ]




[ 잠시 고민하던 종두, 그의 오토바이는 의정부로 향한다 ]

[잠시 고민 중]
[도착]


[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그림자, 덜컹거리는 창문 소리 ]




[ 라디오 방송 중, 사연을 읽어주는 DJ 목소리와 나즈막한 공주의 신음 소리가 들린다 ]



[ 돌아오는 길, 촬영 팀을 발견한 종두는 호기심에 따라 붙는다 ]



" 나와! 당신 비켜요 " - 촬영팀1

" 예~헤헤 " - 종두



" 아저씨! " - 종두

" 좀 빠져요 " - 촬영팀1

" 지금 뭐 하는 거에요? " - 종두



" 나오라구요~ " - 촬영팀1

" 예?, 예? " - 종두



" 아~, 나와! " - 촬영팀1

" 아저씨 같이... " - 종두



[ 종두 악을 쓰며]

" 아저씨~, 무슨 영화에요? "

" 아저씨, 차 뭐 찍고 있는데요? "

" 레디~~, 고! " - 종두



[ 종두의 '레디 고' 소리와 함께 갑자기 좌우로 곡예 운전을 하는 종두]

[어,어~~~]
[콰직! 오토바이 부서지는 소리]


" 아이, 씨..., 아~, 아~ " [종두의 아픈 신음소리]



" 네가 애들이야? , 폭주족이야? " -종일

" 밤중에, 어? "

" 자장면 배달 오토바이로 의정부까지 왜 가? -종일



" 그만해요! 이제 " - 형수 [종일을 바라보며]

" 미안한 말인데요 "

" 난 정말 삼촌이 싫어요 " - 형수



[종두의 웃음 소리]

" 정말로 미안한 말인데요 "

" 삼촌이 안 계실 땐 살 것 같았어요 " - 형수



" 삼촌이 안 보이니까 집안에 걱정도 하나도 없고 "

"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민희 아빠도 그렇고 어머니도 같은 생각이실 거에요 " - 형수



" 이런 얘기 하면 안되지만, 결국은 하게 되네요 " - 형수

[종두의 웃음]



[ 종두의 흥얼거리는 콧노래 소리 ]



" 삑~~삐삐삐~ " [ 초인종 소리]



" 어떻게 오셨어요? "- 옆집 여

" 네? " [갑작스런 질문에 놀라며]



" 어떻게 오셨냐구요 ? "

" 저기, 꽃 배달 왔걸랑요 "

" 꽃 배달이요? " - 옆집 여



" 아니, 무슨 공주한테 꽃 배달이 오냐? "

" 잠깐만요 "

[열쇠 위치를 슬쩍 훔쳐보는 종두]


" 근대 누가 보냈어요? "

" 그걸 아무한테나 가르쳐 주면 안되죠 "



" 주세요 "

" 네? " [딩황하며]

" 꽃 전달 할께요 "



" 누가 보냈냐고 물어 보라는 데요? "



" 홍종두요, 홍종두라는 사람이 보냈걸랑요 "

" 알았어요, 가보세요 " [ 깔끔하게 문 닫고 들어간 옆집 여 ]



" 네? " - 종두 

[뭔가 아쉬운 모습의 종두]


[옆집 여자가 아직 있는지 벨을 눌러보고]

[열려있나,문 손잡이도 돌려보는 종두]


[인기척이 없자 아까 확인 해둔 위치에서 열쇠를 꺼낸다 ]



" 계세요~~ ? " [조심스레 살금살금 들어가는 종두]



" 안녕?, 꽃 마음에 들어? "



" 겁내지마 나 나쁜 뜻으로 온 거 아니야 "

" 내가 왜 왔을까 궁금하지 ? "

" 말 해줄까? 말까? "

".ㅡ...ㅏ.. " [공주의 신음소리]



" 나 너한테 관심 있어서 사겨 볼까 하고 찾아 온  거야 "

" 거짓말 아니야 "

".ㅡ...ㅏ.. " [공주의 신음소리]



" 너, 그만하면 괜찮은 얼굴이야, 여자로서 "

[얼굴을 만지자 호들짝 놀라는 공주]



" 예뻐 "

" 사실은 너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렇게 느꼈걸랑 "

" 겁내지마 왜 사람 말을 못 믿어?

".ㅡ...ㅏ.. " [공주의 신음소리]



" 나, 이 전화번호 줄께 "

" 이게, 저기 우리 형 가게 전화번호인데 "



" 내가, 내가 거기 밤마다 있걸랑? 그러니까 언제든지 전화 해, 응? "

".ㅡ...ㅏ.. " [공주의 신음소리]


" 야, 너 발 되게 예쁜 거 알아? "

" 하, 아아, 지, 마 " [강력한 거부 몸짓의 공주 ]



" 근데 사실은 나 여자 발 본 거 처음이거든 "



[쿵! 공주가 옆으로 넘어짐 ]

" 어우 " - 종두



" 왜 그래? "

" 괜찮아... " - 종두



" 아~, 착하다 " [얼굴을 비비는 종두]

" ㅡ...ㅏ.. " [공주의 거부의 신음소리]



" 진짜 이쁘다... "

" 이, 이러,.... " - 공주

" 왜..왜...." - 공주


[종두의 흥분한 숨소리]

" 잠깐만, 잠깐, 잠깐만, 잠깐만 있어 봐, 응?

" 이러, 이러.. "  [몸부림치는 공주]

" 가만히 있어 봐 "



[성폭행을 시도하는 종두, 급기야 강력히 저항하다 졸도하는 공주]





" 야! "

" 야, 하, 씨 발 " 

" 큰일 났네 "

[우왕좌왕 어찌할 줄 모르는 종두 ]



" 으휴, 씨발 새끼야 " [자신의 뺨을 때리며 자책하는데]



[다행히 공주는 의식을 찾고, 종두는 바로 줄행랑을 친다]





" 뭐! " 

" 뭐! "

"뭐! " [자기 자신과 세상을 향해 울부짖는 종두씨]




종두스러운 고백을 해 버린 모두가 싫어하는 남자 종두씨.

세상에서 버려진 여자 한공주.


이 사회의 아무 관심도 없는 한 귀퉁이에서 

그들만의 아름답고 처절한 사랑이 시작되려 한다.


5. 마무리하며

영화 [오아시스]는 불편함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두 인물이 보여주는 관계는 순수한 애정과 동시에 사회적 편견의 잔혹함을 그대로 드러내며, 관객을 안락한 자리에서 끌어내립니다. 

사랑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얼마나 제약적이고 폭력적인가를 날카롭게 꼬집으며, 감동과 불편함을 동시에 안깁니다.

문소리와 설경구의 연기는 이 불편한 진실을 설득력 있게 밀어붙이는 핵심 동력입니다. 

문소리는 단순한 모사에 그치지 않고, 장애를 가진 여성의 내면과 욕망을 사실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그녀의 연기는 연민이나 동정으로 소비될 여지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설경구는 거칠고 미숙한 종두를 연기하면서도, 그 안에 깃든 결핍과 외로움을 집요하게 드러냅니다. 

두 배우 모두 리즈시절의 에너지를 쏟아부어, 관객이 도망칠 수 없는 몰입을 만들어 냈습니다. 

[오아시스]의 잔상은 결국 이 두 사람의 연기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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