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거짓말] - 슬픔을 감추고 웃어야 했던 소녀의 이야기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이한 감독의 '우아한 거짓말'입니다.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배우 김희애(현숙), 고아성(만지), 김유정(화연), 김향기(천지)의 연기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한 소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에서 시작됩니다. 

평범하고 조용했던 중학생 천지. 

그 아이가 세상을 떠난 후, 엄마 현숙과 언니 만지는 천지가 남긴 흔적들을 따라가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천지의 친구들, 그리고 천지가 감추려 했던 여러 '거짓말' 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학교 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감정을 과하게 자극하기보다는 차분하고 진솔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왜 그랬을까'라는 물음표를 던지기보다, 그 속에 담긴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와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스크린을 통해 전해지는 배우들의 잔잔한 연기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묵직한 여운을 남깁니다.


1. 천지가 죽었다.

' 반듯한 옷 입고 가겠다며 아침 내내 교복을 다리던 동생이, 

유서 한 장 남기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 천지 아빠, 천지 만나면 왜 그랬냐고 묻지마... 그냥 꼭 안아 줘...  나쁜년, 잘 가라 이년아"


' 엄마는 남편을 보낸 지 9년 만에 어린 딸까지 보내고 말았다. '


2. 초원 아파트

"너랑 나랑 둘만 남으니 무지 어색하다 "




" 천지... 왜 그랬을까? 엄만 뭐 알아? ".  "......"



3. 천지의 단짝 친구?, 화연

" 너네, 분위기 되게 다르다." - 만지

" 원래 반대끼리 만나야 친하대요. " - 화연



" 재 , 어때? " -천지

" 귀여운대. " -만지




" 천지랑 단짝 이였다며 ? 많이 속상했겠네? " - 만지

" 초딩 때부터 친구였던 거지 단짝은 아니에요" -화연



" 동생 죽고 쿨한 년이 쿨 한거냐? 등신이지. 하긴... 이제 시간도 지났으니까 얘기해도 되긴 하지. 유서도 좀 찾아보구." -만지

" 유서 없다던데? " - 화연



" 없긴 왜 없겠니? 찾아보질 않은거지. "


 " 이제 슬슬 시작해 보든가... 말든가. " - 만지



4. 화연 생일파티

" 천지... 알고보면 불쌍한 얘야. 개 아빠가 어렸을 때 죽었거든. 자살로. " -화연

" 그래서 천지가 음침하구나. " -친구

" 비슷한 얘기 들은 거 같아. " -친구


사실과 다른 말을 지어내는 화연, 사실로 받아들이는 친구들.

생일파티는 2시, 그러나 천지에게 3시로 알려준 화연. 

천지는 지난 해처럼 1시간이 지난 후 혼자 들어온다.

홀로 시켜준 자장면을 먹는 천지.

천지는 '울 언니' 라는 이름으로 단체 카톡에 친구들의 놀이감이 된다.




4. "확정된 살인자라고 할까?

"선입견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누군가 의도적으로 퍼트린 악의적인 선입견이라면 더욱 그렇다.

흔히 쓰이는 선입견 조장 방법을 알아보자.

일, 칭찬을 베이스로 깔고 모함을 포인트로 주기. 

사람들은 베이스보다 포인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예시 : 재 공부 잘하잖아. 근데 알고 보면 되게 멍청하다. 베이스 잘한다, 포인트 멍청

조잡한 말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혹시 예비 살인자는 아닙니까? "



" 천지야!, 발표 재미있더라. 그래도 예비 살인자라는 말은 좀 심하지 않냐?





" 확정된 살인자라고 할까 ? "



5. 너희들 다.... 공범이야.

" 어쩜 그렇게 질리지도 않고 괴롭혔냐? 나 같아도 자살 했겠다. " - 친구


" 천지 살아 있을 때는 한 마디도 안 하더니, 이제 와서 나만 나쁜 년이다?  

내 생일 때 천지만 빼고 카톡한 증거 있으니까! 너희들 다.... 공범이야 ." - 화연



6."그럼... 난 누구랑 놀아?"

"언니.. 친한 척 하면서 뒤에서 욕하는 친구 없어?" -천지

"그런 애 하고는 친구를 하지마. "



"만약에 친구 할 애가 그런 애 밖에 없으면? - 천지

"그럼 그냥 혼자 다녀."



"그럼... 난 누구랑 놀아?" - 천지



" 엄마...나 너무 나쁜 언니였던 거 같아."

" 천지는 분명히 나한테 말했어 힘들다고, 근데 난....."

" 알아야겠어. 뭐가 그렇게 천지를 힘들게 했는지, 안그럼 내가 못살겠어 "



7. " 너무 자책 하지마, 원래 가족이 더 모르는거야."

"그래서 가족이야. 모르니까 평생 끈끈할 수 있는 거지" -상박

우연히 도서관 앞에서 만난 옆집 상박아저씨 , 예전부터 천지와 알고 지내는 사이.

상박한테 들은 천지는 알던 천지와 다르다. 


인정 받기 위해 억지로 한 공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책을 뒤적이던 천지.



8. 다섯개의 봉인실 중 두번째

" 여기서 뭐하는 거야? " - 만지


" 네 손으로 좀 찾지 이걸 못 찾냐?" - 엄마


"그 안에 봐, 그 속에.... 천지가 남긴 편지 있어,"


' 항상 부러웠던 우리 언니 내가 멀리 떠나도 잊으면 안돼, 사랑해 언니 '



천지가 남긴 다섯 개의 봉인실, 

천지는 누구에게 어떤 마지막 인사를 전달 하려 한 걸까....


9. 마무리하며

'우아한 거짓말'을 보고 난 뒤,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 영화는 단순히 한 가족의 슬픔을 다룬 드라마가 아니었다. 

김희애 배우가 보여준 엄마의 감정 연기는 보는 내내 몰입감을 주었고, 

김향기 배우의 섬세한 표정 연기는 천지의 고통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이한 감독은 과장된 연출 없이도 우리 사회의 그림자를 잔잔하게 묘사했다. 

영화는 상처란 타인이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임을 보여준다. 

천지가 겪었던 고통은 그 누구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자신만의 외로운 세계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주변 사람들의 무관심이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진정한 공감은 겪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감정일지 모른다

영화는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들며, 우리가 누군가의 상처에 진심으로 다가가려 노력해야 함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모든 것을 안 뒤에야 비로소 시작되는 만지의 공감처럼, 이 영화는 깊은 여운과 함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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