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다 아는 줄 알았지만, 이 드라마는 우리에게 말했다.
“미지(未知), 아직 모르는 서울이 있다.”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미지와 미래, 그리고
호수라는 인물의 눈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의 얼굴, 그리고
젊은이들의 상처와 희망을
담아낸다.
12부작 중 아직 방영 중이지만, 지금까지 등장한 다섯 개의 에피소드는 서울과 충남의 실제 촬영지를 배경으로 감정의 지층을 따라 여행하게 만든다.
1화 – “미지: 아직 모른다”
📍 충남 보령 머드광장, 대천해수욕장, 개화예술공원
“이래서 사람은 이름이 중요하다는 거다. 안다고 생각할 땐 모든 게 뻔하고 쉬운데, 모른다고 생각하면 모든 게 복잡해져.” – 미지
미래가 “난 잘 모르겠어.”라고 힘없이 말하자, 미지는 그렇게 나직이 이야기한다.
이 장면과 잘 어울리는 곳이 있다.
충남 보령의 바다와 공원들.
보령은 우리가 안다고 착각하는 대표적 휴양지다.
그러나 다시 보면, ‘머드축제’의 이면, ‘개화예술공원’의 숨겨진 작품들처럼 아직 보지 못한, 미지의 감정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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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예술공원: 꽃과 조각, 그리고 고요한 연못이 있는 철학적 산책지
- 보령 머드광장: 바다를 보며 진흙처럼 엉켜 있던 생각을 씻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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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해수욕장: 저녁노을 속, 이름 없이 살아가는 우리를 바라보게 만든다
‘이름’이 중요한 건, 그것이 정체성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보령에서 다시 묻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 아직 모른다.”
2화 – “만점자의 오답노트”
📍 한강공원 망원지구, 뚝섬 자벌레, 여의도 물빛무대
“틀리고 나서야 제대로 아는 것이 있다.” – 미지
이호수는 똑똑하지만 모른다.
격은 착하지만 세상은 쉽지 않다.
모든이가 머리를 식히러 찾은 곳, 한강 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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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한강공원: 따뜻한 편의점 커피 한 잔과 강바람의 온기
뚝섬 자벌레: 알록달록한 건축 안에서 떠오르는 낯선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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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물빛무대: 밤하늘에 비친 공연처럼 찰나의 위로
6월~10월 사이에는 서울시가 주관하는 한강몽땅 여름축제가 열린다.
음악회, 마켓, 요가 클래스 등… 실수로 어긋난 마음을 달래기에 딱 좋은 곳.
이호수처럼 정답이 전부는 아님을 배우는 곳.
틀려도 괜찮다.
한강은 그런 젊음을 받아준다.
3화 – “똑똑, 문 좀 열어 주세요”
📍 서울 은평구 증산동 재개발 지구, 수색산, 봉화산 봉수대
“닫혔다고 생각한 마음도, 이상하게 예외 없이 다시 열린다.” – 미지
재개발로 사라져 가는 골목, 그 안에 남아 있던 닭개장 집에서 미지는 따뜻한 국물보다 더 따뜻한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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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 편백나무 숲: 재개발 경계선 위에 숨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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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 봉수대: 과거의 신호가 오늘까지 살아남은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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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동 로사식당 인근: 실제 촬영지, 재개발로 곧 사라질 예정
사라지는 장소가 남기는 건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기억과 감정이다.
그 골목에 아직 누군가의 문이 열리길 기다리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서울이 여전히 따뜻하다는 증거다.
4화 – “나의 천적”
📍 동대문 원단시장, 신당동 떡볶이타운, 장충단공원
“뜨개질은 손으로 하는 명상이야.”
“백수생활은 시간과 생각의 싸움이니까, 힘내.”
“괜찮아.” – 미지
직장을 그만두고 방황하는 호수를 데리고 미지는 동대문 원단시장으로 간다.
천 조각을 고르며 삶의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내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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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원단시장: 천과 실, 손의 움직임이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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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동 떡볶이타운: 매운맛이 마음의 공허를 데워주는 도시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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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단공원: 역사의 상흔과 위로가 공존하는 쉼의 자리
서울에서 가장 바쁜 동네에서,
가장 느린 명상을 하는 그들.
시간과 싸우는 모든 청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곳이다.
5화 – “그대와 혼자서”
📍 충남 예산 가야산 가야봉
“두 발로 걷기 힘든 날이었다. 그런데도 결국 난 정상에서 너를 만났고,
그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 호수
다리가 불편한 호수가 오른 두손봉.
이 장면의 실제 촬영지는 충남 예산의 가야산, 그중에서도 가야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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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가야봉 등산로: 678m 고도, 완만하지만 묵직한 오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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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황새공원, 수덕사, 추사고택: 철학과 역사, 자연이 만나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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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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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고택 |
첫사랑처럼 불완전하고, 그래서 더 뜨거웠던 순간.
두손봉 정상에서 호수와 미지는 서로의 “혼자”였던 시간을 “함께”로 바꾼다.
그곳은 사랑의 발판이자, 삶의 경계선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들의 ‘미지’
이 드라마는 우리가 모르는 서울, 그리고 우리가 아직 다 알지 못한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미지가 세상에 나오지 않고 방 안에 틀어박혀 있던 3년, 그 곁을 지켜준 건 할머니의 믿음이었다.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지만 아직 모르는 거야.
우리 오늘을 살자. 절대 도망치지 말자. 하루하루씩 버티기로.”
그 말은 서울의 시간에도, 지금의 우리 청춘에게도 꼭 필요한 말이다.
📍 이 드라마 속 장소들, 지금 가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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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개화예술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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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 망원지구, 뚝섬 자벌레, 여의도 물빛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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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증산동: 재개발지구, 수색산, 봉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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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 신당동: 원단시장, 장충단공원, 떡볶이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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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 가야산 가야봉, 수덕사, 황새공원
서울과 충남,
도시와 산,
젊음과 상처,
그 사이를 잇는 미지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 당신이 갈 수 있는 ‘미지의 서울’은 어쩌면 이름도 아직 정하지 못한 당신의 마음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