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이 지나간 길, 나도 걷고 싶어졌다" – 『대장금』 촬영지에서 만나는 시간의 맛과 마음

“그저 배부르게 하기 위한 요리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살리는 음식이어야 합니다.”

이 말 한마디에 수많은 시청자의 마음이 움직였다. 

조선의 궁중 수랏간에서 의녀가 되기까지, 서장금은 단지 뛰어난 요리사나 명의가 아니었다. 

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본 자였다. 

그리고 그런 장금의 여정은 모두 ‘장소’ 위에 쌓여 있었다.

지금부터 우리는 그녀가 지나간 그 장소들을 따라가본다. 

아름다움과 진심이 깃든 곳, 그리고 오늘 당신의 여행지가 될 수 있는 그곳들이다.


드라마 대장금은 조선시대 최초의 여성 어의가 된 장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역사 드라마로, 음식과 의술을 통해 사람의 마음과 삶을 치유한 한 여성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궁중 수랏간에서 시작해 의녀로서 왕과 백성을 돌보기까지, 장금은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 

그녀의 진심 어린 노력과 용기는 시대를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준다.


📍 1. 창덕궁 후원 – 장금이 처음 궁에 들어오던 날

🎬 드라마 속 장면

장금이 처음으로 궁궐 문턱을 넘는 날,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빛나는 눈으로 창덕궁 후원을 바라본다. 

세상의 중심인 듯 고요하면서도 깊은 그곳, 바로 그녀의 운명이 시작된 장소다.

🏞  장소 정보

창덕궁 후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의 대표 궁궐로, 왕의 정원이라 불리는 비원(秘苑)은 당시에도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었던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장금처럼 조심스레 발걸음을 들여놓는 느낌, 지금도 그대로다.

  • 위치: 서울 종로구 율곡로 99

  • 관람 포인트: 부용지와 주합루, 연경당

 

“세상은 넓고, 그 넓은 세상만큼 내가 배워야 할 것도 많사옵니다.”

장금이 궁에 들어오며 마음속으로 다짐하던 이 말처럼, 창덕궁 후원을 거닐다 보면 마치 자신의 가능성과 마주하는 느낌이 든다. 

울창한 나무 사이를 걷다 보면 어린 시절 꿈꿨던 나 자신과 눈을 맞추는 듯하고, 고요한 연못을 바라보면 지금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이곳은 단순한 고궁이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용기와 희망을 깨워주는 시간의 정원이다.


📍 2. 전주 한옥마을 – 장금의 성장과 수련의 공간

🎬 드라마 속 장면

궁에서 쫓겨난 장금은 민가에서 한의술을 배우고, 요리법을 연마하며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다. 

그녀는 단지 기능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위한 요리와 의술이 무엇인지 몸으로 체득한다.

🏞  장소 정보

전주 한옥마을은 700여 채의 고즈넉한 한옥이 모여 있는 전통 마을로, 드라마 속 장금이 한약재를 다루고, 자연과 사람을 느끼던 수련의 배경이자, 사람 냄새가 나는 거리다.

  • 위치: 전북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 주변 관광지: 경기전, 전동성당, 오목대, 한지문화체험관

 

“백성은 굶주릴 때에도, 병들었을 때에도 누구보다 조용히, 그러나 깊게 아파합니다.”

한옥마을을 걸으면, 장금이 어떤 마음으로 의녀가 되었는지를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소리 없는 마음을 들으려는 자세였다.

기술이나 신분의 높고 낮음보다, 사람의 아픔을 알아채고자 하는 진심 어린 눈빛이었다.

기와지붕 아래 스며든 바람처럼 조용하지만 단단했던 그 마음은, 지금 우리에게도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묵직한 울림을 준다.


📍 3. 제주 성읍민속마을 – 유배지, 그러나 더 깊은 배움의 땅


🎬 드라마 속 장면

장금은 모함으로 인해 제주도로 유배되지만, 그곳에서 진정한 의녀의 길을 발견한다. 절망이 아닌, 희망의 씨앗을 틔운 곳이 제주였다.

🏞  장소 정보

성읍민속마을은 제주 전통 가옥이 잘 보존된 곳으로, 드라마에서 장금이 약초를 캐고, 민간요법을 배웠던 배경이다. 

제주의 바람과 돌, 들꽃이 장금의 내면을 단단하게 다듬어주었다.

  • 위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 관광 포인트: 초가집, 약초밭, 민속문화체험


“비로소 알게 되었사옵니다. 
의녀란 병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봐야 하는 것임을.”

이 대사는 제주라는 공간에서 피어난 장금의 철학을 말해준다.

그곳은 그녀의 가장 조용하고도 깊은 깨달음의 땅이었다.

거친 파도와 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장금은 병의 이면에 있는 고단한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

자연과 사람, 고통과 치유가 함께 어우러진 제주에서 그녀는 진정한 의녀로 거듭났다.


📍 4. 낙안읍성 – 장금이 의녀로서 첫 왕의 진맥을 하던 곳


🎬 드라마 속 장면

장금이 의녀로 복직해 왕의 병을 진맥하고, 진심을 다해 왕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한 여인의 의술이 권력을 넘어 왕의 마음을 움직였던 순간이다.

🏞  장소 정보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드라마에서 궁중의료 공간으로 등장하며, 장금이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왕을 치료하던 장면의 배경이다. 

조선의 온기가 살아 있는 돌담길과 전통 한옥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을 준다.

  • 위치: 전남 순천시 낙안면

  • 관광 포인트: 초가마을, 향청, 동헌, 의녀 체험

 

“전하의 고통은 조정의 병이며, 백성의 눈물과 다르지 않사옵니다.”

장금의 이 말은 아픔의 경계를 허문 연민과 통찰의 언어였다.

그녀는 임금의 고통조차 한 사람의 삶으로 바라보았고, 그 진심은 권력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용기와 마음은 지금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도 잔잔한 울림을 준다.

궁의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사람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마주했던 그녀의 깊은 마음이 조용히 다가와 말을 건넨다.


📍 5. 합천 영상테마파크 – 궁중의 화려함과 이면을 모두 담은 곳

🎬 드라마 속 장면

궁중의 갈등과 권모술수, 그리고 수랏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던 무대. 

장금이 눈물을 삼키며 묵묵히 요리를 하던 장소이자, 때론 눈빛 하나로 모든 상황을 뒤엎었던 긴장감의 무대였다.

🏞  장소 정보

합천 영상테마파크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근대까지를 재현한 대규모 세트장으로, 대장금을 포함한 다수의 사극이 촬영된 명소다. 

궁궐의 웅장함, 부엌의 정교함, 의녀방의 정갈함까지 모두 볼 수 있다.

  • 위치: 경남 합천군 용주면

  • 주변 관광지: 해인사, 황매산, 합천호

 

“진심을 담지 않은 음식은, 그저 음식일 뿐입니다.”

장금이 매번 마지막 한 젓가락까지 온 마음을 다했던 것처럼, 이곳에서 그녀가 쏟은 진심의 무게가 곳곳에 서려 있다.

그녀에게 음식은 단순한 생계의 수단이 아닌, 사람을 살피고 위로하는 하나의 언어였다.

불 앞에서 땀을 흘리며 재료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았던 그녀의 손길은 지금 이 공간에도 살아 숨 쉬듯 느껴진다.

그 따뜻한 정성은 시대를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에도 오래도록 머문다.


6. 마무리: 다시 대장금을 보고, 그 길을 걷고 싶어지다

드라마 『대장금』은 과거의 흥행작으로만 기억되기엔, 그 안에 담긴 삶의 철학이 지금도 유효하다.

사람을 향한 진심, 마음을 다한 손길, 그리고 끝없는 배움 앞에서의 겸손함.

이 모든 가치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묵직한 울림을 준다.

“어머니, 저는 어머니처럼, 사람을 살리는 요리를 하고 싶사옵니다.”

어머니의 뜻을 품은 장금이의 다짐은, 단순한 직업의 선택이 아닌 한 사람의 존재 이유를 되묻는 고백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여정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궁중 수랏간에서 시작된 장금이의 길은, 온갖 시련을 딛고 의녀로 이어졌고, 결국 다시 궁을 떠나는 순간에도 그녀는 주저하지 않았다.

“나는 이제, 의녀 장금으로 살겠습니다.”
궁을 벗어나는 마지막 장면, 백성 곁에 머무는 삶을 선택했다.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초심, 그리고 사랑하는 지아비와 함께하는 미래.

그 결심은 화려한 궁 안보다 따뜻한 사람 곁에서 피어난 진심이었다.

이 장면을 다시 떠올리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그녀가 걸었던 길, 그녀가 고개 숙여 다짐했던 그 자리를 다시 밟아보고 싶어진다.

단순히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삶의 방향 또한 다시 묻기 위해서.

『대장금』은 끝났지만, 장금이의 길은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걷는 순간, 우리도 스스로의 진심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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