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가 뛰었던 그 길, 우리가 멈춰 서야 할 참스승의 자리

영화 『완득이』, 그 한 줄기 숨결

아웃사이더 소년, 말 많은 선생을 만나 세상과 마주서다

부끄러움 많은 고등학생 ‘완득’은 어릴 적 엄마에게 버림받고,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간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조용히 살아가던 완득의 일상에 엉뚱하고 거침없는 동주 선생이 파고들며, 그의 세상은 서서히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폭력, 가난, 다문화, 가정 해체라는 현실 속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사람답게 사는 법,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을 배워간다.

"나는 네가 사람답게 컸으면 좋겠거든."

- 이동주(김윤석 분)

2025년,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요즘, 우리는 다시 묻고 싶어진다.

‘참된 스승은 어떤 모습일까?’

스승의 날을 맞아, 오늘은 영화 『완득이』의 실제 촬영지를 따라 걸으며 어떤 가르침이 진짜인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영화 속 장면, 그것은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골목과 거리 속에 숨겨진 질문이며,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한 번쯤 지나야 했던 인생의 모퉁이일지도 모른다.

1.📍성남시 하대원동 골목 – 완득이의 현실이 숨 쉬는 거리

촬영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일대

“이 동네 벗어나고 싶어요. 근데 어떻게요?”

성남의 골목은 영화 속 완득이의 무거운 숨소리가 그대로 녹아 있는 곳이다.

좁고 휘어진 골목, 낮게 깔린 전선, 오래된 담벼락 위로 쓸쓸하게 흘러가는 햇살. 이 거리 위에서 완득이는 고민했고, 도망쳤고, 다시 돌아왔다.

이곳은 완득이에게 세상이 외면한 뒷면이자, 자신이 누구인지 가장 솔직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도망치고 싶다”는 이 대사는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모든 청소년들의 내면의 울림과 같다. 하지만 이 골목은 그저 도피의 배경이 아니다.

끝내 완득이는 도망치지 않고, 이 골목을 다시 걸으며 자신의 삶을 껴안기로 결심한다.

그것이 바로 성장의 시작이다.

💡같이 가면 좋은 곳

성남시청소년재단 중원청소년수련관: 청소년 활동 및 문화 공간으로, 영화 속 청소년들의 현실과 희망이 교차하는 장소와 닮아 있다.
성남아트센터: 완득이가 느끼지 못한 ‘문화’라는 이름의 또 다른 세계. 성남의 예술적 가능성을 품고 있는 공간이다.

2.🌉잠수대교 – 선택의 경계, 도망과 마주침의 상징

촬영지: 서울 잠수대교 남단 (완득이가 밤에 달리던 장면)

“그냥, 뛰고 싶었어요. 생각 없이요.”

한남대교는 영화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밤, 텅 빈 도로, 그리고 그 위를 내달리는 완득이.

그의 발걸음은 단순한 도주가 아니다.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한 분노와 고통을 풀어내기 위한 통로, 그리고 동시에 자기 삶에 대한 첫 주체적 선택이다.

이곳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라, 삶의 무게를 짊어진 채 묵묵히 건너야 하는 인간의 다리이다.

완득이는 생각 없이 달렸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생각의 끝에 도달했다.

그가 달렸기에, 멈춰 설 수 있었다.

그가 지쳤기에, 동주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

그가 외로웠기에, 누군가의 온기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3. 🏫학교 – 통제의 공간을 넘어서,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자리

촬영지: 서울 구로구 소재 구 서울항동중학교 (현재는 폐교)

“그냥요, 내가 뭘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넌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

교실은 단순한 배움의 장소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장임을 보여준다.

동주 선생은 완득이에게 진심으로 다가간다. 가르치기보다 ‘같이 살아내려는’ 사람이었다.

스승의 날, 우리가 떠올려야 할 참스승의 모습이 바로 이곳에 있다.

동주의 말은 교과서에는 없지만, 한 청소년의 인생을 바꿔놓을 정도로 강한 울림을 지녔다.

💡같이 가면 좋은 곳

서울교육박물관 (성북구): 한국 교육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곳으로, 참된 스승의 의미를 되새기기에 적절하다.
숭실대학교 캠퍼스 근처 북악산 산책로: 영화에서 동주가 혼자 있는 장면들이 연출된 고즈넉한 풍경의 공간으로, 사색과 감정 정리에 좋다.

4.🎓진짜 교육이란, 살아 있는 사람을 보는 일

『완득이』는 거창한 교육 이념이나 이상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한 명의 선생이 진심으로 한 학생을 바라볼 때 세상이 바뀐다’는 아주 작은 진실을 보여준다.

이 영화가 남긴 울림은 이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나는 네가 사람답게 컸으면 좋겠거든.”

그 말은 교사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해야 할 말이다.

아이들이 사람답게 크기 위해선, 어른들도 사람다워야 한다.

이제는 우리가 멈춰 서서, 뛰던 완득이의 숨결을 기억하며 다시 사람의 속도로, 함께 걸을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