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개인의 기억을 넘어, 그 시대의 사회적 분위기, 세대의 정서, 문화적 맥락을 담고 있죠.
2012년에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과, 2024년의 《선재 업고 튀어》는 각기 다른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첫사랑의 기억을 되살렸습니다.
이 두 영화는 시간적 차이를 두고 있지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점은 같습니다.
사랑은 시대가 바뀌어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건축학개론》: 기억 속에 남은 사랑의 구조
이 대사는 영화의 핵심을 잘 요약합니다.
《건축학개론》은 199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 두 시간대를 오가며 첫사랑의 추억이 어떻게 인생 속에 스며드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에서 첫사랑은 단순히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그때의 감정과 마음을 다시 느끼게 하는 존재로 다뤄집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떠오르는 말하지 못했던 감정들은, 사랑이 ‘과거’만으로 남지 않음을 깨닫게 합니다.
이 영화에서 특별한 점은 첫사랑을 단지 감정의 교류로 그리지 않고, 인생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다룬다는 것입니다.
주인공 승민에게 서연은 단순한 옛 연인이 아니라, 건축학을 배우던 시절의 감각, 음악, 계절, 공간 등 모든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존재입니다.
첫사랑은 기억과 감각이 얽힌 그 구조 위에 남아있는 감정이죠.
2.《선재 업고 튀어》: 지금, 함께 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사랑
“지금, 너랑 함께여서 좋아.”
《선재 업고 튀어》의 마지막 대사는 현재의 감정에 집중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드라마는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운명적인 사랑을 그립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드라마에서 첫사랑이 더 이상 ‘회상’의 대상이 아니라, ‘선택’과 ‘행동’의 문제로 다뤄진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과거를 되돌릴 기회를 얻고, 그 속에서 첫사랑을 다시 붙잡는 결정을 내립니다.
2024년의 사랑은 더 직관적이고 즉각적입니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모호하게 머무르지 않습니다.
사랑한다면 지금 말하고, 함께할 수 있다면 바로 함께하려고 합니다.
《선재 업고 튀어》는 사랑을 ‘지금 여기’의 감정으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의 일부로 그립니다.
3. 감성의 변화, 본질의 일관성
두 작품은 각기 다른 세대의 감성을 반영합니다.
《건축학개론》은 복고적인 감성과 함께 조용하고 내면적인 사랑을 묘사하는 반면, 《선재 업고 튀어》는 더 역동적이고 주체적인 사랑을 그립니다.
전자는 "사랑은 기억에 남는 것"을 말하고, 후자는 "사랑은 함께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하지만 이 두 작품 사이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사랑이 시간이 지나도 ‘사람을 변화시키는 감정’이라는 점입니다.
시대가 바뀌고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져도, 사랑이 남기는 흔적은 여전히 같습니다.
그것은 회복, 성장, 책임, 그리고 용기입니다.
첫사랑은 실패했든 성공했든, 그 사람을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미래를 바라보는 중요한 관점을 형성하는 자원이 됩니다.
4. 우리에게 남아있는 첫사랑...
두 작품은 결국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걸까요?
《건축학개론》은 이렇게 답합니다. “그 사랑은 나의 일부였기 때문에.” 반면, 《선재 업고 튀어》는 “그 사랑은 지금도 내 안에 살아 있기 때문에”라고 말합니다.
하나는 과거의 나를 완성한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의 나를 움직이게 하는 사랑입니다.
이 두 관점은 서로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진실로 모입니다.
사랑은 언제나 현재형입니다.
그 사랑이 과거에 있었더라도, 여전히 우리의 현재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5. 마무리하며:
첫사랑은 단순히 과거의 감정으로만 남지 않습니다.
그것은 감정의 원형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하며, 시대에 따라 다른 모습을 취하더라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건축학개론》과 《선재 업고 튀어》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 사실을 보여줍니다.
하나는 첫사랑을 회상의 감정으로, 다른 하나는 능동적인 선택의 문제로 그려내며, 사랑이 한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말합니다
방식은 다르지만 두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결국 같습니다.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감정이며, 그 기억은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는 데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사랑은 단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시간과 상관없이 여전히 삶을 움직이는 본질적인 힘으로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